“가자지구와 용산”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나서…

세계가 금융공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2008년 어느 추운 겨울날

다윗의 후손들은 첨단무기로 무장하고

가자지구라는 짐승만도 못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장소를 습격한다.

벌써 골리앗이 되어버린 줄도 모르고 다윗의 자손들은

언제나 처럼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그 불쌍한 이들을 처단한다. 피로 물들인 아이들은 공포에 질린 모습으로

마지막 수단인 울음을 터트린다.

다윗의 자손들은 그 광경을 언덕 너머에서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 않고…

가자지구의 하마스라는 골목대장하나 처치하려고

그리고 그들이 갖고 노는

구식 박격포의 성가신 포성이 싫어서

야훼의 직계자손들은 살인을 정당방위로 위장하고 소중한 생명을 난타(?)한다.

화면은 바뀌어

2009년 추위가 뼈까지 스며드는 정월 스무날 새벽 

“동방예의지국”이라는 한국의 서울 용산의 철거 건물에 불길이 치솟는다.

세계 어느나라보다 우수하다는 경찰특공대가 그 불길 가운데에 있다.

신임경찰청장의 승인이 떨어지자 말자 그들은 그 실력을 입증이라도 하듯

 생존의 기로에서 마지막으로 선택한 시위자들을

법과질서라는 미명아래

일사천리로 제압한다.

불길 속에서 철거민들은 아비규환의 지옥을 경험면서 타들어가 재로 남는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경찰특공대 한 분과 함께…  

미리 성급하게 대처하면,

극단적인 상황이 생길거라고 조금은 걱정하면서도

경찰특공대는 상부의 지시에 충실하게 따른다.

이 영화의 엔딩은

포대기에 덮여있는 철거민 시체를

무심히 스쳐지나가는

특공대원의 모습을 크로즈 업 하면서 끝난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저런 불량배들은 가차없이 처단해야 한다며

우측에 앉아 있던 관객들이 떠든다. 가운데 앉아 있던 나는

두 주먹을 불끈 쥔 좌측 관객을 바라보며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

온정이 없는 자신들만의 법과 질서에 충실한 우측과

우측을 쳐다보기도 싫어하는 좌측이 있는 한

이러한 슬픈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고 또한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흘렸던 눈물을 닦고 영화관에서  움추리며 빠져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