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정치 쇼 사표수리는 언제나 가능할까?

작년 7월과 10월 미디어법 처리 무효를 주장하며 의원직 사퇴서를 낸 민주당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이 7일 모여 국회 복귀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모임 전후에 천 의원과 장 의원은 각각 “밖에서 싸웠던 작년과 달리 올해 새로운 국면이 된 건 사실이다” “이런 식의 투쟁으로 변한 것이 없지 않으냐”고 해 사퇴 철회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는 것이다. 국회법에 의원직 사퇴는 국회가 열려 있으면 본회의 의결로, 폐회 때는 국회의장이 허가하도록 돼 있다.

 

세 의원은 사퇴서를 던지면서 “미디어법이 무효가 될 때까지 (의사당) 밖에서 싸우겠다”고 했었다. 그 뒤 몇 개월 동안 국회와 헌법재판소 주변 거리, 지방 강연장에서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스스로 최면(催眠)을 걸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지금 미디어법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나 기미는 전혀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세 사람은 “새 국면” 운운하며 의원석에 다시 앉으려 할 게 아니라 “8일 임시국회가 끝나는 즉시 의장이 사퇴를 허가해 달라”며 새 농성판을 벌여야 한다. 그래야 앞뒤가 어긋나지 않은 인간, 정치 쇼로 국민을 속이지 않은 국회의원이 된다.

 

지금 하는 걸 보면 세 사람 모두 애초부터 의원을 그만둘 생각은 없었던 게 확실하다. 속생각은 그런 사람들이 지난달 초 일반인은 근처에 갈 수도 없는 의사당 내 국회의장실을 쳐들어가 의장에게 “미디어법을 재논의하든지 사퇴서를 처리하든지 하라”고 억지 사퇴 쇼를 벌였다. 본회의장 출입문에 커다란 플래카드를 내걸고 며칠씩 눌러앉아 있기도 했다. ‘의원 영감님’이라는 특권의식이 뼈에까지 스민 사람들이 아니면 벌일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비례대표인 최 의원은 선거법상 탈당만 하면 언제든지 의원직이 소멸되는 쉬운 길을 외면했다.

 

자신들을 뽑아 국회에 보내준 사람들의 위임(委任)을 무겁게 여기고, 국민의 눈을 속이기는 하늘을 속이기보다 어렵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처신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리 법이 미국처럼 선관위에 서면신고만 하면 의원직을 잃도록 절차가 간단했다면 이들은 사퇴 얘기를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참에 의원직 사퇴라는 ‘저질 쇼’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퇴서를 제출한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토록 법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