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나뒹구는 김일성의 초상화 조각‏

17년 만에 전격 감행된 북한의 화폐개혁이 남한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과 관심이 던져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현재 온통 아수라장이고 눈물바다라고 한다.
 
화폐 문제로 자살했다는 사람과 실성을 했다는 사람, 충격을 이기지 못해 쓰러졌다는 사람 등 온갖 사연들이 난무하는 속에 북한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심상치 않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본 방송국 신의주 현지 통신원에 의하면 3일 새벽, 신의주 채하동 5.1거리에 북한 돈 5천원권(구권)이 뿌려지는 사건이 발생해 보위부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그것도 불태우다 만 돈다발인데다 북한 돈 5천원이라면 김일성의 초상이 새겨져 있는 고액권이라서 사람들에게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돈다발이 아침이 지나도록 길거리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결국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이리저리 짓밟힌 후에야 누군가의 신고로 모두 수거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원은 북한 정권이 강행한 터무니없는 화폐개혁에 불만을 품은 일개인에 의해 감행된 사건으로 판단된다며, 지금 분위기로 보아서는 앞으로 신의주 등 지방에서 더 놀랍고 충격적인 사건들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시하는 바, 일국(一國)의 화폐는 그 나라 자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러한 자국의 화폐가 자국민들의 발길에 짓밟힌다는 것은 곧 국격(國格)이 땅바닥에 추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김일성의 초상이 들어가 있는 화폐가 조각 나 주민들이 밟고 다니는 길에 나뒹굴었다는 것은 북한 당국으로서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핵무기란 국력도, 태양 같다던 위상도, 충성스런 민심도 다 땅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정권은 극단적인 강탈 행위로 주민들 품에서 오늘의 삶을 빼앗았지만, 내일의 희망은 잃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목숨 같은 돈을 빼앗아 횡재했을 수는 있어도 그 대가로 미래를 잃었다는 것이다.
 
얻을 것은 자유요 잃는 것은 쇠사슬이라고, 이제 북한 내부에는 보다 의미 있는 변화가 태동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산발적이고 개별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그 태동은 반드시 상처받은 모든 마음을 아우르는 거센 바람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 바람은 머지않아 김정일의 썩은 염통을 들어내는 확실한 광풍으로 되리라는 확신이다.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은 추운 이 겨울, 부디 더 이상 힘들지 말았으면, 좌절하지 말았으면, 김정일 족속들은 도저히 안 된다는 결단과 용기를 갖고 다시 한 번 더 분발하여 일어섰으면.
 
마음만은 항상 지척이 되어 격려가 되고 힘이 되어주고 싶은 간절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