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중국, 중국인들

성폭행도 행패도 피해만 없으면`나몰라라`

남 불행 즐기는 利己만연…캠페인도 허사로`

[베이징=최헌규 특파원] 중국인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냉소에 가까운 무관심이다. 주변 사람들과 정치적 이슈를 놓고 논쟁하거나 골치 아픈 사회문제를 화제 삼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어떤 학자는 문화대혁명의 영향이라고 하지만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인 루쉰(魯迅)이 일찍부터 이 문제를 지적한 것을 보면 딱히 문화대혁명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중국인들은 정치ㆍ사회문제뿐만 아니라 남의 일(불행)에 대해서도 철저히 벽을 쌓고 산다.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그들의 불행을 구경하는 정도다. `신짜이러훠(幸災樂禍ㆍ남의 재앙을 보고 즐거워한다)`는 중국인들의 이런 특성을 잘 설명해주는 말이다. 정부가 각종 사회계도 캠페인을 통해 공동체사회의 미덕과 공중도덕을 함양하는 데 안간힘을 쏟는 것도 결국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적인 타성을 일깨우려는 의도일 것이다.

최근 충칭천바오(重慶晨報)에는 이 같은 중국인들의 속성을 실증해주는 사건 기사가 하나 소개돼 흥미를 끌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젊은이가 애인과 애완견을 데리고 버스에 올라 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여성 차장은 서서 가는 승객이 늘자 “애완견 자리를 승객에게 양보하라”고 권했다. 젊은이는 차장에게 “죽여버리겠다”는 폭언과 함께 주먹과 발길질로 폭력을 가했다.

충칭천바오는 당시 수십명이 넘는 승객 가운데 누구 하나 젊은이의 이 같은 패악을 만류하려 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운전사가 버스를 세우고 사태를 수습하려 하자 일부 승객들은 “차 안 가요? 차표 물려줄거요?”라며 냉혹한 이기심을 드러냈다. 승객 모두가 이미 구경꾼이 돼버린 가운데 “그래 죽여버려라”며 폭력을 부추기는 망언까지 터져 나왔다. 젊은 연인은 버스가 목적지에 닿자 애완견을 끌고 유유히 사라졌다.

한 지방신문의 인터넷사이트에도 사람들의 냉소와 무관심이 부른 소름끼치는 내용의 사건 기사 하나가 실렸다. 저녁 무렵 여성 기사가 산길에서 시외버스를 운전하고 있었다. 한 건장한 남자가 운전석 옆에 앉아 지분거리더니 마침내 차를 멈추게 한 뒤 여성 운전사를 인근 숲속으로 끌고 가 강제로 추행을 했다.

당시 모든 승객들이 멍하니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딱 한 명의 남자가 버스에서 뛰쳐내려 곤경에 처한 여성 운전기사를 도우려고 애쓴 것으로 알려졌다. 소란이 끝난 뒤 폭력을 행사했던 남자는 아무 거리낌없이 여성 운전사를 떠밀고 버스에 올랐다. 여성 기사가 만신창이가 된 채 버스를 출발시키려 할 때 자신을 도와준 남자가 버스에 타려고 했다. 여성 기사는 웬일인지 한없이 고마워해야 할 의협심 많은 이 남자를 산중에 내치고 매몰차게 버스를 출발시켰다. 다음날 버스는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없이 낭떠러지에 추락한 채 발견됐다.

사건 조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사고 지점 및 지형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때 이는 운전기사에 의한 고의적인 추락사고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 가끔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화를 부르기도 하지만 중국인들의 고질적인 타성은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