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두비 영화에 대한 오해

지난 4월 ‘한국 여성들에게 수작 거는 서남아시아인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동영상에는 서남아시아인으로 보이는 두 명의 남성이 도로변에서 양산을 쓴 한국 여성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동영상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여성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짧은 동영상을 통해 그 상황의 진실을 단언할 수 없음에도 일부 네티즌은 분노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이같은 해프닝은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이 여전함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 동영상에서 ‘서남아시아인’이라는 부분을 걷어냈다면 그만한 반향을 일으켰을까. 아니 ‘서남아시아인’ 대신에 ‘백인’이 등장했다면 일부 네티즌들이 그만큼 분노했을까. 아마도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여져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 사회가 이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었지만 이주노동자, 특히 우리보다 경제 수준이 떨어지는 국가 출신의 이주민에 대한 인식은 아직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연출가와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는 이주민 마붑 알엄 씨는 “잘사는 나라 출신의 이주민에게는 잘해주고, 못사는 나라 출신의 이주민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경향이 여전히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잘사는 나라, 못사는 나라 차별하지 마라”이 시점에서 국내의 이주노동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6월에만 이주민을 소재로 한 독립영화 세 편이 개봉한다. <로니를 찾아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상 6월4일 개봉 예정), <반두비>(6월25일 개봉 예정)가 그 작품들이다. 모두 국내외 영화제들을 통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지만 알찬 영화들이다.<로니를 찾아서>는 태권도 사범인 인호가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인 시범대회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민인 로니와 대련하다가 한 방에 쓰러진 후 그를 찾아다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호는 로니의 친구인 ‘뚜힌’과 함께 로니를 찾아나서 방글라데시까지 여정을 떠난다. <처음 만난 사람들>은 이주노동자와 탈북자의 동행을 다룬다. 한국 사회의 이방인인 탈북자 청년과 불법 체류자인 베트남 청년이 말도 통하지 않으면서도 교감을 나누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로드무비 형식을 취하면서 동시에 버디무비이기도 한 두 편의 작품은 이주노동자와 탈북자 등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로서 외면을 받아온 이들과의 소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봉하는 <반두비>는 관객에게 선을 보이기 전부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문제작이다. 지난 5월8일 막을 내린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평론가상과 CJ CGV 한국장편영화 개봉 지원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했을 정도로 작품성에 대한 검증은 끝났지만, 29세 이주노동자와 18세 한국 여고생의 우정과 사랑을 그렸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배급사인 인디스토리의 서상덕 홍보담당자는 “영화를 보는 관객에 따라 우정 또는 로맨스로 달리 느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네티즌은 벵골어로 ‘친구’라는 뜻을 지닌 ‘반두비’라는 제목이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결혼을 염두에 두거나 육체적으로 교감하는 사이를 가리키는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벵골어 표현은 남성 친구를 ‘본두’, 여성 친구를 ‘반두비’라고 하지만 여기에 성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는 해석은 무리가 있다. 설사 애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문제 삼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사랑에 국경이 없을진데, 표현의 자유가 엄연히 존재하는 영화에서 방글라데시 남성과 한국 여성의 교감을 묘사하는 것이 잘못된 일일까. 여고생이라는 점이 문제가 된다면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독립영화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똥파리>에 먼저 비난의 화살이 쏟아져야하는 것은 아닐까.  <반두비>의 주연을 맡은 마붑 알엄 씨는 최근에 협박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욕하는 것은 참더라도 신체적 위협을 가하겠다는 협박에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는 “영화에서 왜 서남아시아 남자와 한국 여자의 로맨스에 대해 이야기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에게 한국 남자가 서남아시아권 여자와 결혼하는 것에 대해서는 왜 문제 삼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영화 한편으로 광분하는 배타적인 민족우월주의자들에게 전하고 싶다.이분에게 협박전화 까지 했다는데 너무 기가 찮다 기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