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인권에 대해 외면하는 뇌빠들아

입학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은 ‘혁명역사’

조선에는 각 도(道)마다 1중학교가 있고, 시(市)·군(郡)단위마다 또 1중학교가 있다. 각 도내 전체 소학교에서 최고 실력을 가진 학생들만이 도급 1중학교에 진학하게 되고, 시·군급 1중학교 역시 해당 시·군 지역 소학교에서 선발된 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다.

수도 평양에는 현재 3개의 1중학교가 있다. 일제시대 김일성의 외할아버지 강돈욱이 교장이었다는 창덕학교와 동평양 1중학교, 모란봉1중학교가 바로 그곳이다. 도급 1중학교 중에는 양강도 혜산에 있는 김일성 고등물리전문학교를 더 인정해준다.

도급 중학교보다 더 알아주는 중학교가 딱 한 곳 있는데, 바로 조선 최고의 수재들만 선발된다는 평양 제1중학교이다. 이 학교의 원래 명칭은 남산고급중학교로 항일혁명열사 가족이나 고위 당간부 자식들만 다닐 수 있던 학교였다. 교육시설이 좋아 ‘귀족학교’로 유명했을 뿐이었는데, 김정일이 이 학교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조선 최고의 수재학교로 발돋움했다.

평양 제1중학교에는 보통 평양시내 소학교 출신들이 많이 진학한다. 평양의 대부분의 소학교에서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따로 뽑아 평양 제1중학교 입학시험을 위한 ‘특별소조’를 꾸린다. 물론 입학시험에서 제일 중요한 과목은 당연히 혁명역사다.

혁명역사에는 ‘경애하는 아버지 김일성 대원수님의 혁명 활동기’ 및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장군님의 혁명 활동기’ 등이 있다. 이 혁명역사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를 시기별, 날짜별, 장(章)별, 절(節)별로 구구절절 암기해야 한다.

혁명역사를 잘 공부해놓은 학생은 유리한 점이 많다. 예를 들어 평양 제1중학교 입학시험이 5과목 10점씩 50점 만점에 과락(科落) 40점을 못 넘은 학생은 1차로 자동 탈락한다고 치자. 여기서 과락을 넘은 학생중 혁명역사 과목 성적이 우수한 학생부터 합격할 수 있다.

‘위혁’ ‘친혁’에 ‘어혁’까지… “수령님 시절 조선독립한 것도 다행”

이러한 채점 방식은 조선 내 모든 학교의 입학시험에 적용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능력이나 지능수준은 거의 반영이 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오직 암기하는 머리만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혁명역사 학습이 입학시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치원 시절부터 대학교 졸업하는 날까지, 아니 태어나서 무덤에 들어가기 전까지 혁명역사를 외우고 또 외워야 한다.

조선의 학생들은 보통 ‘위대한 김일성 혁명역사’를 ‘위혁’, ‘친애하는 김정일 혁명역사’를 ‘친혁’ 혹은 ‘혁2’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혁명역사를 학습하는 데 더욱 경악하고 있다. 2000년부터 ‘어혁’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어혁’이란 ‘항일의 여성영웅 김정숙 어머님의 혁명역사’을 줄인 말이다. 나는 도대체 김정숙이 뭘 했기에 역사 교과서까지 나오는지 궁금해 그 책을 한번 봤는데, 김정숙이 ‘항일 여장군으로서 무장투쟁에 찬란한 공로가 있었다’ ‘ 김정일을 백두광명성으로 안아 올렸다’는 짜증나는 이야기뿐이었다.

조선의 대학생들은 “수령님 시절에 일제로부터 독립을 했으니 망정이지, 김형직(김일성 아버지) 동지 시절에 독립을 했으면 혁명역사가 두 배(김형직 혁명역사와 김일성 어머니인 강반석 혁명역사)로 늘어날 뻔했다”며 조선의 교육실태를 비꼬아 말하기도 한다.

외국 사람들은 김정일이 조선의 국토와 경제기반을 황폐화시키고, 사람들을 굶어 죽도록 만든 것만 지적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김정일은 지금 조선이 부강한 나라로 나갈 수 있는 최후의 토대마저 짓뭉개고 있다. 조선에 남겨진 최후의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적자원까지 소멸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굶어 죽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다음 세대들의 발전 가능성까지 망가뜨리고 있는 김정일의 죄과(罪科)는 참으로 엄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