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車, 쌍용차 토사구팽 수순?

상하이車, 쌍용차 ‘토사구팽’ 수순?
[머니투데이 2005.11.04 12:45:35]

[머니투데이 이승제기자]중국 상하이차는 과연 쌍용자동차를 장기 육성할 의지가 있는가.

쌍용차의 최대 주주인 상하이차가 소진관 사장을 전격 경질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커다란 파장이 일고 있다. 최대 초점은 ‘과연 상하이차가 쌍용차 인수 당시 약속한 투자를 제대로 집행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소 사장의 경질 배경을 고려할 때 이는 단지 최고경영인(CEO) 한 명의 퇴출로 끌날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소 사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경영진과 상하이차 간의 심각한 경영상 의견 충돌에 따라 돌출된 파행국면이기 때문.

소 사장 등 기존 경영진은 줄곧 상하이차에 투자 집행을 강력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차는 올초 쌍용차 인수 당시 2005년까지 총 10억달러를 투자해 쌍용차를 육성·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채권단은 바로 이 점을 높이 평가해 상하이차로 낙점했다.

하지만 상하이차는 현재까지 이렇다할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평택공장 증설과 신차 개발, 2007년 중국합작법인 완공 등 청사진을 내놓았으나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소 사장 등 기존 쌍용차 경영진이 “그렇다면 쌍용차 자체로 긴급하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쓰겠다”고 요청했으나 상하이차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차는 이와 관련 영국 소형차업체인 ‘MG로버’사를 인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쌍용차에 대한 투자 확정 및 집행은 후순위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차는 MG로버사와 쌍용차를 통해 각각 소형차,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에 대한 생산 노하우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MG로버사에 대해 집요한 인수를 추진한 결과 ‘지적 재산권 확보’에 성공했다는 점. 지분 인수가 아니라 생산 관련 기술 노하우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이같은 맥락을 고려할 때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미래 경쟁력 확보 및 발전보다는 SUV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전수받는 데 주력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이에 대해 “상하이차가 쌍용차로부터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면 곧바로 쌍용차를 재매각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라고 상하이차에 요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기술을 곶감 빼먹듯 파 먹고 손을 턴다면 그 충격은 대단할 것”이라며 “자동차회사는 국민기업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하이차의 약속 위반은 커다란 국가적 문제일 뿐 아니라 매각 당사자들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