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석방과 필리핀 한인의 인권유린

방송마다 모처럼의 시원한 소식이라면서 인질석방얘기를 전한다.
가족을 가진 사람으로써 —– 그들의 생환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하지만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할 점이 있어서 거론해보고자 한다.

시사프로그램을 즐겨보는 분들이라면 얼마전에 방송된 필리핀교민(또는 유학생등)의 인권유린사태를 보았을 것이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필리핀 현지에서 경찰등 공무원들이 한국인들을 봉으로 보고 돈을 뜯어내기위해서 온갖 파렴치한 방법을 다 동원한다는 것이다. 마치 헐리웃영화에서 처럼 신호대기하는 한국인차량 검문하면서 여권 뺏은 후에 돈주면 기냥 보내주고 돈 안주면 죄목을 만들어서 벌금을 부과하는 등,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서 필리핀 주재한국대사라는 외교원께서는 며칠간 비자발급 중단이라는 쇼맨십을 보여주신후에 필리핀정부의 항의가 있자 그들의 한국인에 대한 인권유린방지대책도 보장 받지 못한채 슬그머니 비자발급을 재개하셨다. 그러신 분께서 인터뷰에서 아주 기고만장한 얼굴로 강력하게 항의했다는 투로 말씀을 하시더라.
대부분의 상식있는 분들은 예상하시겠지만 그곳에서 일본인들과 중국인들에게는 감히 그러한 행위를 하지 못한다고 한다. 일본의 대외정치력과 필리핀에서 이미 뿌리 깊이 자리한 중화상권 때문에 그들은 한국인들과는 다른 처우를 받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 인질사태를 거론해보자.
이번 사태에서 정부는 국제관례를 깨고 정부와 테러범들과의 직접교섭이라는 극약처방을 통해서 인질들의 석방을 이끌어냈다. 단일 사건에 대한 결과로만 보면 너무도 훌륭한 결론이고 대처법이었다.
그러나 향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명약관화하게 이제는 정부에 대항하는 반군이 존재하는 어떠한 나라에도 한국인은 여행을 해서는 않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비약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테러조직(대부분이 정부에 대한 반군세력)들이 가장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가 바로 여행객에 대한 납치다.
특히나 이번 사건으로 납치하면 정부가 직접나서서 막대한 돈을(확인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우리가 아는 돈보다는 많이 건너가지 않을까하는 추측이 가능한) 지불해주는 한국인들은 그들에게 최고의 봉인셈이다.

자신들의 종교를 세상에 전파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이교도들의 땅에서 소위 복음을 전파하다가 인질이 되었던 그들을 석방시킨 대가로 이제 선의의 여행객이나 국익을 위한 사업성 출장을 다니는 한국인들은 이제 거대한 위험에 그대로 노출이 된 것이다.

아니길 바라지만, 이러한 나의 기우가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혹시라도 또다시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면, 정부는 이번에는 방법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차라리 현지 정부의 협조를 얻은후에 특공대를 투입해서 테러조직을 섬멸한다면 차후에 한국인을 노리는 납치극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결론에서 공상만화가 되어버렸지만 제발 이번 사태에 따른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