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뭐라고할깡?

“남의 나라 곰이나 잡지마시오”…‘亞 곰 워크숍’ 한국대표단 망신

지난해 우리에 갇힌 반달곰의 생체에서 쓸개즙을 채취하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을 불러일으킨데 이어 이번에는 국제회의 석상에서
한국인의 웅담 기호가 도마에 올라 국제적 망신을 당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6일 일본 삿포로에서는 ‘아시아 곰 워크숍’이 열렸다.국제포유류
학술회의에 참석한 55개국 학자 중 곰 전문가 80여명이 따로 모여
아시아 지역 곰 서식 현황과 보호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한국
대표단은 2001년부터 국내 반달곰 4마리,연해주 반달곰 6마리,북한
반달곰 8마리를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의 성과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세계 최초의 새끼 곰 야생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이 회의에 참석했던 서울대 수의학과 이교수는 “복원 성과를
자랑하러 갔는데 발표가 끝나자 기대와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반달곰복원팀장의 20여분에 걸친 발표 직후 1시간 가량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러시아 학자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러시아
불곰 밀렵이 최근 급증했는데 주로 북한과의 접경지역에서 많이 벌어
진다”며 “웅담 밀거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밀렵된 러시아
불곰 웅담의 상당수가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어 뜨끔했다”고 말했다.

곧이어 스리랑카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곰을 먹지 않고 가죽도
사용하지 않는데 얼마 전부터 일부 지역 원주민들이 경쟁적으로
곰을 사냥하고 있다”며 “사정을 알아보니 그 지역에 한국 기업이
진출한 뒤 한국인들이 비싼 값에 웅담을 사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학자도 “우리도 요즘 곰 밀렵이 큰 문제인데 한국 기업
인과 이주민 관광객들이 웅담 밀거래에 깊이 관련돼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후 토론 테이블에서 반달곰 복원 사업은 화제가 되지 못했다.
학자들은한국의 웅담 수요가 급증하는 아시아 곰 밀렵의 대표적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토론 말미에 한 외국 학자는 “곰을 복원하는
것도 좋지만 남의 나라 곰을 멸종시키지 않는 게 더 중요한 일 아니냐”
며 넌지시 한국을 꼬집기도 했다. 이 교수는 “토론이 끝나갈 무렵엔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했다”며 “환경부가 이런 실태를 국민들에게
알리고,관련 당국이 밀거래를 적극 감시해야 야생동물 학대국이란
국제적 오명을 벗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필자가 지난해 서울 경동시장과 모란시장,대구 약령시장의 상점
163곳을 상대로 웅담 거래 실태를 조사한 결과 38%인 62곳에서
통째로 말린 웅담,웅담 가루,웅담 캡슐,웅담 술 등을 취급하고 있었다.
웅담 외에도 곰발바닥 사향 서각(무소뿔) 호피 등 멸종위기 동물을
밀렵해 만든 제품이 해마다 몰래 반입되다 적발되고 있다.

인천항 세관에 적발되는 밀반입 웅담과 웅담 가공제품 규모는
2003년 462건(15㎏)에서 2004년 1023건(54㎏)으로 급증하더니
올해는 7월말 현재 벌써 714건(43.8㎏)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