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에서의 `탈리반의 마지막 선택` 考

미국의 부시와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8월 5일 합의된 사항인 `탈리반 인질과 포로 맞교환 불가 방침`은 그 동안 우리가 벌여 왔던 대미/대 아프간 설득 외교의 한계성을 더욱 집약하여 정리시켜 준 것 이외 아무것도 아니라는 느낌이다.

탈리반이 그토록 집요하게 요구해 왔고, 여러 가지 심리전을 벌이며 까지 을 성사시키려 했던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이 탈리반 전사들에게 싸우다 잡히더라도 절대 남은 전사들이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조직원의 사기를 진작 시키자는 것이었을 터인데,그런 그들의 숨은 의도가 미국과 아프간에 의해 자꾸만 좌절되다 보니 탈리반도 이제는 매우 곤혹감에 사로 잡혀 있을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아프간 전쟁이 비록 시작이 잘못된 전쟁이라 할지라도 이제 와서 한가하게 그 잘잘못 따지기에만 매달려 있을 수도 없는 것이고,포로 맞교환 성사에 맛을 들이면, 탈리반은 더욱 인질 사냥?에 나설 것이고 이렇게 되면,아프간 사태는 미국과 아프간 정부와 탈리반의 `국제 인질 교환 시장`으로 발전하여 주객이 전도된 지저분한 싸움판으로 변질되어 가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니까 미국과 아프간 정부를 가지고 나무랄 수도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미국과 아프간의 포로교환 불가의지가 확고한 이상,탈리반도 이제는 남은 카드를 다시 챙겨 들고 한국 쪽 채널과 얼굴을 맞댈 수 밖에 없는 입장이고,우리 쪽이 이에 무대 책으로 대응하는 경우 탈리반은 더욱 고립무원의 우울증?에 빠져 들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 될 것이다.

인질 살해 위협이라도 재개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한 두 명의 실제 살해까지도 서슴지 않으면서,최후의 시도를 도모할 가능성이 점쳐 지는 것은,탈리반으로서도 이런 그들의 자구책?이 성공을 거두리라는 확증이 없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이런 방책으로라도 나가지 않고서는 매우 견디기 힘든 `상황적 패닉`을 격게되리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막가파식으로 인질 모두를 살해하고 이 문제를 종결 지어 버리자는 강경파의 주장도 크게 힘을 얻게 되리라는 것이 우려되긴 하지만,내 생각으로는 탈리반도 머리가 좀 있는 선수들인 이상,`인질 전원 석방 카드`도 현재 서서히 고려해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인질의 순차적 살해나 동시 전원 살해 카드를 실행하는 경우에 탈리반에게 달라 질 것이 없는데다가 미국이나 아프간이 이에 겁 먹고 `맞 교환`카드에 순순히 응해 오리라는 보장도 없고,오히려 국제사회 여론이나 온건 이슬람 사회의 비난 그리고 한국민이 받을 충격을 감안해 본다면,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이 카드를 탈리반이 선택하리라는 것은 매우 잘못 짚어 낸 예측 오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탈리반에게 남게 되는 마지막 카드란 무엇이 될 터일까?
`인질 전원 석방`카드 이외에 탈리반이 가지고 있는 카드란 없다고 보여 진다는 것이다.
아까도 언급했지만,그들은 비교적 머리가 잘 돌아 가는 선수들인 것이 분명하다고 보여 지므로,인질들을 그냥 도매금새로 풀어 줄 것 같지는 않고 매우 드라마틱한 시나리오에 의해 국제사회나 이슬람 사회에서 그들의 위상과 명분을 매우 극적으로 up시켜 줄 대안을 마련한 후 이 마지막 카드를 사용하리라는 것이다.

그나 저나 탈리반이 제발 이 마지막 카드를 뽑아 드는 날을 우리는 지켜 봐야 하겠지만,그들은 이 카드를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울 협상 팀을 리콜하여 최후의 카드는 숨긴 채마무리 협상으로 제1안(맞교환조건)이나 제2안(몸값 안)을 들고 나와 너스레를 떨 것이다.

리콜된 울 협상 팀이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이때에도 냉정히 그리고 무관심에 준하는 태도로 그들을 대해야 하며,애걸 복걸이나,비굴한 제안 같은 것으로 그들의 입지를 키워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질의 목숨을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인질을 구한다는 목적에 치중 집착하다 보면,탈리반으로 하여금,예상 외의 터무니 없는 새 요구조건이나 욕심을 내야겠다는 유혹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상 인질범들의 공통 심리상태가 아닌가.

이제 아프간 인질 사태는 줄달이기의 한계선상에 온 것 같고 탈리반 선수들도 몇 개 안 남은 카드를 펼쳐 놓고 고심 중에 있을 것이므로,우리도 인내심을 가지고 다음 단계의 전략을 숙의해 봐야 할 때이다.